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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정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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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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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 8~9월 책Q소설

더운 여름엔 얇고 술술 읽히는 이 책이 딱! 잘생긴 도리언 그레이를 읽다가 가끔씩 마주치는 시니컬 만렙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 그 서늘한 매력에 풍덩!!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 표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1890

오스카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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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추천하는 이유

저는 대학 시절부터 오스카 와일드를 좋아했어요. 사심으로 고른 책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학교에서 아이들과 독서 캠프를 하며 다시 꼼꼼히 읽어보니 100년도 더 된 이야기가 지금의 삶과 아주 가까이 맞닿아 있어서 생각할 거리가 상당히 많은 책이었어요.

줄거리를 간단하게 얘기해보자면,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는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돌아볼 만큼 아름답고 젊음, 청춘, 순수, 열정의 집합체에요. 그래서 바질이란 화가는 도리안 그레이에게 홀딱 반해서 초상화를 그려요. 자신의 영혼과 인생 전체를 다 바칠 수 있다고 느낄만큼 숭배하는 마음을 갖죠. 하지만 그것은 예술가가 아름다운 피사체를 마주했을 때의 기쁨 정도일텐데요.

그를 보게 된 바질의 친구 헨리경은 궤변급의 가스라이팅을 늘어놓습니다.
'너는 정말 젊고 아릅답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젊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많다. 나이가 들면 추악해지고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 '유혹을 이겨내는 방법은 유혹에 굴복하는 것 뿐이다.' 등등이요.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이 아름답다는 자의식을 가지게 되고, 이 아름다움, 열정, 젊음들이 사라지면 삶이 끝나기라도 할 것처럼 불안해지기 시작하죠. 자신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젊음이 사라지고, 나이 들면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을텐데 초상화는 하나도 늙지 않으니까 초상화를 보면서 화가 나기 시작해요. 그래서 '나는 아름다움이 사라지지 않는 모든 것을 질투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해요.

도리안은 '나는 젊고 아름다우면서 저 초상화가 대신 나이를 먹고 추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기도가 이루어진 건지 그런 일이 진짜 벌어지죠. 도리안은 서서히 타락하기 시작해요. 그 대가는 본인이 아닌 초상화가 받고요. 처음엔 죄책감도 있었지만 나중엔 그마저도 옅어져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들과 이런 질문을 나누었어요.

내가 잘못을 해도 겉으로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는다면, 나는 그 일을 계속할까?

우리가 양심과 윤리까지 내려놓을 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영원하지 않은 것은 정말 가치가 없는 걸까?

우리 사회에서도 SNS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집착하거나 외모에 대한 강박으로 무리한 다이어트나 시술을 감행하는 일이 종종 있잖아요. 양심과 윤리, 이 모든 것들을 다 포기할 정도의 미적 가치, 진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인거 같아요.

도리언 그레이의 최후를 지켜보면서 거기서 우리 자신을 종종 발견하는 서늘함이 있습니다. 눈길을 사로잡는 표지, 손에 산뜻하게 잡히는 크기, 술술 넘어가는 이야기. 이 더운 여름에 읽기 딱!이지만 이 책을 읽은 후엔 우린 좀 더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요?

02

큐레이터가 머문 자리

이 책을 읽으며

01P.50
정말 슬픈 일이에요! 나는 나이 들어 끔찍하고 추해질 테니까요. 하지만 이 초상화는 영원히 젊음을 잃지 않겠지요. 이 6월의 어느 날에서 단 하루도 더 늙지 않을 거예요. 서로 반대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영원히 젊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 대신 초상화가 나이 들어 끔찍해진다면! 그럴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난 뭐든 바칠 거예요!
02P.76
경험에는 윤리적 가치가 하나도 없었다. 경험이란 지금껏 저지른 실수에 붙인 이름일 뿐이었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경험이 인격 형성에서 도덕적 효용을 발휘한다고 주장했으며, 우리가 무엇을 따라가고 피해야 할지 가르쳐 준다고 여기면서 칭송했다. 하지만 경험에는 동력이 없었다. 양심과 마찬가지로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없었다. 실제로 경험이 증명하는 사실은 우리 미래가 과거와 똑같으리라는 것, 한 번 경악하며 저지른 죄악을 앞으로는 여러 번 즐겁게 반복하리라는 것뿐이었다.
03P.82
인간이 타인을 애써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자신의 안위가 걱정되기 때문이야. 긍정적인 마음의 근간은 순전히 공포심이지.
04P.160
사실 쾌락주의의 목적은 경험 그 자체이지 경험의 열매가 아니었다. 열매가 달든 쓰든 말이다. 감각을 말려 죽이는 금욕주의도, 감각을 멍하게 하는 저속한 방탕도 진정한 쾌락주의와는 아무 상관 없었다. 쾌락주의의 가르침은 삶의 순간순간에 집중하라는 것이었다. 사실 삶 전체가 한순간에 지나지 않으니까
03

발표에서 함께 펼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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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공개된 읽기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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